季領 @aspiri_n_
씹걸레남 Joined Januar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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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을 짓이긴다. 연한 살갗을 당장이라도 씹어버리고 싶었다. 진득한 점성이 섞인 욕망의 형태를 그려보자면 제겐 윤남영이었다.
원석을 감별하듯 신중히 살피는 눈이 광증으로 얼룩져 남영을 바라본다. 애정과 두려움, 연약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감정이 섞인 꼴이 덩어리져있다.
자신보다 높은 체온. 이제는 희미했던 살내음도. 흡상하듯 구물구물 빨아들인다. 빗뜨던 눈이 야트막하게 벌어져 남영을 안았다. 둥근 어깨 선을 따라 내려가 허리를 힘 있게 끌어안았다.
길게 늘어진 차양막처럼 내려앉은 속눈썹을 깜박거리다 남영의 낯을 바라본다. 저와 같은 옷을 입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려나. 수를 세어 가늠했다.
형. 나는 형 만나고 자주 웃어. 잠이 오지 않는 날이면 형이랑 나눈 메시지를 읽곤 해. 가끔은 형 꿈을 꾸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자. 이런 사실은 절대 말해주지 않을 테지만.
육신이 썩고 사지마저 갈기갈기 찢겨 천국이고 지옥이고 갈 수 없는 꼴이길. 그가 간절히 바라던 무저갱을 불모지 삼아 몇 번이고 죽길. 아버지. 내 생에 처음으로 당신께 기도합니다. 핏대가 선 황망한 눈으로 자신을 주시하던 눈동자를 떠올렸다.
윤남영. 잇새 틈으로 폐장 깊숙이 눌러 담은 숨을 터뜨린다. 그거 알아? 사람의 손에만 서른 개의 뼈가 있다는 거. 엄지로 살살 문지른 손목 뼈를 타고 미끄러진다. 오목하게 들어간 관절 틈 사이사이를 어루만진다.
이 순간을 아주 오래 기다렸다. 자의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명분을 주면 될 일이다. 나른하게 풀린 눈이 남영을 응시한다. 아이에게 칭찬하듯 머리를 쓰다듬다 한 걸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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