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연성짅 1주년 우리사랑 영원히 이딴 유치뽕짝 같은 문구 남기기도 하고 그리고 그 자물쇠 걸어 놓으면서 강이랑 나눴던 말 있을 듯
형 우리 7주년 때 여기 다시 와요 10주년도 아니고 왜 하필 7주년인데? 형이랑 제 마지막 20대잖아요 아 계산이 그래 되나 그때 오게 되면 서로의 가장 빛났던 시절을 모두 함께 보냈다는 거니까 앞으로의 30대도 형이랑 같이 보내겠다는 마음이죠
이야아 강영연이 니 무드 쫌 치네 내 소름 돋았다 아니 낭만적인 말 하는 사람 앞에서 무드 쫌 치네가 뭐예요 아 됐어요 하지 마 안 해 안 와 와 안 오는데 삼십대도 내랑 보내겠다믄서요 삐칬나 지금 됐다고요 아~ 삐치는 건 낭만적이지 않아요 강낭만 씨~ 아 혀엉!! 뭐 이런??
썰 시작이 2021이었어서 대충 리얼 타임으로 나이가 딱 저랬음 하여튼 박 괜히 씁쓸한 마음으로 캘린더 보다가 겉옷 챙겨서 밖으 로 나갈 듯 약속을 나눈 영연이는 이제 한국에 없고 만약 있다 해 도 이제 지키지 않아도 될 약속이 되어 버렸지만 가야 할 것 같은 느낌 있지 영연이를 떠올리며 남산을
가는 게 면죄부는 되지 못하지만 이것마저 하지 않으면 자기가 너 무 심적으로 힘들 것 같은 거야 앞에서 자물쇠 파는 거 빤히 보다 가 사지는 않고 전망대 오름 오래된 기억이라 흐려졌을 법도 한 영연이와의 그때 기억들이 걸음마다 묻어나서 중간중간 울렁이는 마음 간신히 꾹꾹 누를 것 같다
전망대 도착하면 어우 그때보다 당연히 자물쇠 더 많음 7년 전에 썼던 자물쇠는 찾지도 못하겠어 그래도 그때 기억 살려가면서 이 즈음이었지 아마 하고 하나하나 뒤져서 겨우 찾아낼 것 같다 그 자물쇠 7년 동안 비 맞고 눈 맞으면서 녹슬고 낡았겠지 꾹꾹 눌러 썼던 유치한 문구도 마찬가지로 많이
흐려졌음 가장 마지막에 썼던 '영원히'가 유난히 더 희미해져 있 을 것 같다 헤어지면 자물쇠 끊으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생각 하면서 한참을 자물쇠 매만지던 박 자기는 아직은 이걸 끊어낼 자 신이 없구나 느낌 그 말인 즉슨 아직 영연이를 지우지 못하겠다는 말과 동일하겠지
박 울컥 눈물 차오르려 해서 고개 들어서 괜히 주변에 걸린 다른 자물쇠 보는데 어? 강영연 ♡ 박성짅 2주년 이게 뭐야
박 지금 자기가 머리에 영연이밖에 없어서 잘못 봤나 하고 뺨 쫙 쫙 때리고 다시 보는데 아무리 봐도 강영연하트박성진2주년이 맞음 어?? 내가 영연이랑 2주년 때도 여기 왔었나?? 하고 기억 되짚는데 아니야 진짜 딱 1년차 때만 오고 안 왔음 뭐지?? 하고 가까이 가서 보면 글씨체가 너무 영연이임
상황 파악 안 돼서 눈 꿈뻑꿈뻑하다가 주변 자물쇠 뒤적거려보겠지 그리고 박이 발견하는 수많은 영연이의 흔적들 펜 두께만 다르지 박과 강의 이름이 쓰여진 자물쇠들이 매 기념일마다 걸려 있잖아 맞음 다 강영연이 매년 혼자 찾아와서 걸어놓은 거였음
생각해 보니까 그랬었다 영연이는 이상하게 기념일 새벽마다 외 출을 했었음 그게 평일이든 주말이든 일을 하든 안 하든 늘 같았겠지 박이 어디 갔다 왔냐 물으면 아이 산책이요~ 하고 웃고 말았었음 가벼운 산책이라 하기에는 얼굴은 새빨갛게 얼고 패딩에 찬바람 냄새 가득 묻혀 와놓고
아닌 척 구는 게 의심이 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뭐 말하고 싶지 않 은게 있겠지 하고 늘 넘겼던 박이었는데 그게 설마 이거였을 줄이야 심지어 자기가 권태기를 겪으며 강한테 매정하게 굴었던 때도 강은 잊지 않고 늘 둘만의 기념일을 챙겨 왔던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