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길 @gmlxod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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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받았을 때 거친 숨소리 들리면 운동 중이냐고 묻더라고요. 비슷한 시간대에 전화가 겹치는 거 보면 우연은 아닌 것 같고. 이거 하난 알아 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 말씀드리자면 꼭 그런 건 아닐 수도 있어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봐요. 내가 맞는지.
구원을 바라는 사람은 그 감정이 하도 절실해서 눈빛에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본인만 몰라요. 구세주라도 만난 듯 집요한 시선과 맹목적인 믿음은 치가 떨리다 못해 가끔 숨이 막혀. 쉽게 바스러질 감정은 품지도 마세요.
그 지옥 같은 데서 꺼내 준다는 단 약속은 차마 못 하겠네. 나도 가진 것 없이 자라고 빼앗긴 건 많아서 순순히 내어주지는 않거든요. 내가 없으면 안 되게 만드는 거라면 또 몰라. 그래도 불구덩이에 넣을 생각은 없으니 구원은 됐고 지옥에서 같이 갑시다.
내가 먹는 걸 좀 좋아해서 가끔 재수 없게 행동할 때가 있어요. 배부르다고 하면 진짜 배부르다고 생각하지 말고 잠시 뒤에 이거 먹을 거냐고 다시 물어봐야 해요, 알았지?
냉수 샤워로 기분 전환하는 모 검사님 함부로 따라하다간 큰일나요. 우연은 어디에나 존재해서 도파민 대신 다른 것을 부를 수도 있거든. 창문과 자시, 휘파람이 겹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요새 일만 하는 인생이 참 따분해서 도파민을 끼얹고 싶은데 방법이 안 떠오릅니다. 그러던 와중에 시간 내서 읽은 책 중에는 냉수 샤워가 있더라고요. 중독에도 안전하고 고통을 동반한 도파민 부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추천드릴게요.
거기서 꺼내주지는 못해도 숨통 트여 살아갈 수 있게 해 주겠다는데, 그걸 의심해서 경계하더라고요. 우리는 거짓말 같은 것 못 한다니까.
우산 없다고 아무거나 가져가면 안 돼요. 음기는 습기를 따라다녀서 악재 부르는 거나 마찬가지거든. 우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 아니니까 새겨 들어요. 알았죠?
법사 도검은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나뭇가지를 잘라서 만들거든요. 아무거나 해도 된다는데 누님들이 우리 봉길이 예쁜 거 쥐여줘야 한다고 그렇게 복숭아나무를 찾아다녔어요. 따라다니면서 열매를 참 많이도 따먹었는데. 하얗고 말간 뺨이 아닌 척 물드는 걸 지켜보면 그때 생각이 나.
신당에서 혼자 눈떴을 때 사방이 어찌나 고요하던지.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 없어서 빈 흔적부터 시야에 담았어요. 사라진 선생님의 몽두리와 투구.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느낌. 그때 확신했습니다. 고작 원혼 따위에 비할 수 없는 두려움의 근원은 선생님의 부재라는 것. 객기 아니라니까요?
어린 시절 신주 봉안하는 제단에 제가 뭘 숨겼는지 아세요? 야구공. 그게 뭐라고 산신님들 기운 받아 아득바득 지키려 했을까 싶죠. 잃은 꿈 잊은 지 오래지만 마지막 증표였어요. 한때는 나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다, 왜 그런 거 있잖아.
짐작했죠, 그 집안. 부자 동네 볕 잘 드는 터가 그렇게 우중충하기 쉽지 않거든. 근데 거기서 혼자 밝더라고요. 우리같이 경계에 발 걸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예민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눈길이 가나 했지.
묫바람 나면 씨 말린다고 줄초상 나는 거 아시죠. 원기는 형체가 없어서 산 넘고 바다 건너 자손까지 단숨에 찾아가거든요. 핏줄은 단단하고 질겨서 이승 떠난 사람도 부르는데 그걸 인력으로 끊었어요. 심각하게 듣지 마요. 무서운 얘기 아니고 내 가족 얘기니까.
무슨 일만 있으면 와서 타살굿 이야기부터 꺼내시는데 요즘 그거, 거의 안 해요. 군웅 신장 불러 살 돌리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인 줄 아나. 실제로는 더 잔인하다고요. 영화만 보고 와서 그러지 말고,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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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K Followers 5K Following솔직하게 밝히고 책임은 반반. 지금 당장 모면하자고 선은 넘지 말자, 우리. 같이 무릎 꿇을 사람 필요하면 연락하고.
비 오는 날 좋아해요. 톡톡 젖어드는 우산 아래같이 쓰고 있으면 섞이는 숨과 공기. 평소보다 더 무겁고 눅눅하죠. 물웅덩이를 피해 발을 맞춰 걷고 있노라면 당신과 내가 뭐라도 된 거 같은 느낌에 행복해져요. 더 안 바라고 딱 이만큼만 욕심낼게요.
전화 받았을 때 거친 숨소리 들리면 운동 중이냐고 묻더라고요. 비슷한 시간대에 전화가 겹치는 거 보면 우연은 아닌 것 같고. 이거 하난 알아 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 말씀드리자면 꼭 그런 건 아닐 수도 있어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봐요. 내가 맞는지.
다음 생이 있다면 돌로 태어날까 싶어 노력 안 하고 살게 죄다 같은 자갈밭이면 모난 곳 하나쯤 숨길 수 있잖아 아 경쟁자 빡세 살아남기 버겁네
고난이 없다면 사랑도 없을까요. 그럼 나는 고난이 있는 삶으로 태어나 당신을 또 사랑할래요. 위기가 있어야 절정도 있는 법이잖아요.
허울뿐인 가족이라도 그 허울이 필요해서, 혼자 아프다가 죽고 싶지 않아서, 결국 죽었더니 아무도 모를까봐, 그래서 제 발로 직접 저 지옥으로 들어갔어요. 지옥이라 하더라도 일단 가족이라는 이름이 생기니까. 왜요, 이런 내가 멍청하고 한심해요?
가족이 지겨워요. 지겨운데 그걸 못 놓는 내가 더 지겨워. 아버진 이런 나를 보고 나약하대요. 나 당신 자식인데.
불행한 가정환경도 가난입니다. 환경과 상황이, 그거 자체가 가난이에요. 도망가려 발버둥 치면 묶여버린 덫이 살갗을 파고들어 결국 나를 더 옭매이게 합니다. 알아요, 도망칠 수 없다는 거. 영영 갇혀버린 걸 깨달으면 이미 늦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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