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깊은 곳 @iwantlotsoflove

다정은 공짜가 아니야 내 마음을 쓰고, 내 체력과 기력을 쓰고, 내 사랑을 쓰지

관계는 생각보다 더 사소한 이유로 틀어지고 생각보다 더 가벼운 이유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우연찮게 관계를 이어가고 의도치않게 끊어내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깊이는 시간에 비례하지 않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깊어지는 관계 또한 존재한다.

'이렇게하면 좋아해주겠지', 하는 마음이 앞서버려서. 결국 돌아오는건 없었고, 나를 본인의 모든 것처럼 사랑해주던 이들도 나중에서는 남보다도 차갑게 돌아서기 마련이었다. 그때마다 느끼던 관계 속의 회의와 자책과 점점 피어오르던 불쾌한 후회는 아무리 많이 느꺄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오래된 것은 언제나 변한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그렇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애정을 갈구하며, 마음의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더 크고 더 비싸고 더 정성스러운 무언가를 자꾸만 자꾸만 챙겨주었다. 내가 준만큼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까맣게 잊어버리고서.

그러니까 나도 모르는새,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더 큰 애정을 선물받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 생각이 불어남에 따라 물질적인 선물의 수위와 값어치, 그리고 정성 또한 배로 부풀어 올랐다. 문제는, 그 모든 것을 똑같이 보상받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다는 것이다.

나는 한 번 좋아하게 된 사람에게서 쉽게 정을 떼지 못하고, 한 번 좋아하게 된 사람에게는 간이든 쓸개든 내어줄 수 있을 정도로 퍼주는, 그러니까 말하자면 giver(기버)와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러나 아무런 목적없이 주기만 하는 사람은 분명히 아니었다. 늘, 사랑을 갈구하고 있었다.

곁에 아무리 많은 사람을 두어도 외로운 사람이 있는 반면, 단 몇사람만으로도 인간관계에서 공허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그 안에서 연결감을 느끼는 것이다. 때때로 연락이 더뎌도 연결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을만큼

당신이 사용했던 모든 단어조차 내겐 추억이 되네. (miry127)

무언가를 너무도 열렬히 좋아하는 일조차 나를 잃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말에 눈물을 삼키던 오랜 밤들을 너는 알까.

나에게 있어 당신은 행복을 주는 존재야. 나도 당신에게 그런 존재일까? (Baekerror)

파헤쳐도 꺼낼 수 없는 내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그 마음을 너는 알고 있을까. 입안 가득 담겨있고 혀끝에서 수없이 맴도는 그 말을 너는 알고 있을까. 표현할 수 없는 그래서 전달하지 못한 그 모든 것들을 너는 알고 있을까.

넌 아마 모를거야. 네 그 가벼운 한 마디에 내 마음이 얼마나 두근대는지. 넌 아마 모를거야. 내 그 가벼워보이는 말에 내 마음이 얼마나 담겨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