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고죠 보니까 마음이 너무 아파서 이어봄 드림주는 선을 그었는데 아이는 고죠를 자주 찾을 것 같다. 법적 친부가 사랑해준 기억이 흐릿하게 남아있는데 더 이상 곁에는 없는 슬픔이나 드림주가 일하는 동안의 외로움을 고죠가 곧잘 채워줄 듯. 사실 그렇게 무작정 해달라는 걸 다해주는
어른은 아니다. 그리고 리에도 그렇게 무작정 보채는 아이는 아니겠지. 그저 호기심이 좀 많을 뿐. 근데 드림주가 해주지 않는 걸 고죠가 해주고, 고죠가 해주지 않는 걸 드림주가 해줘서 아이가 둘 다 좋아할 것 같음. 조금 위험해보여서 엄마가 허락해줄 것 같지 않은 건 고죠랑 있을 때 해본다.
예를 들면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보고싶다던가. 타는 건 괜찮은데 자기 없을 때 혼자 타다 다치면 봐줄 사람이 없어서 드림주가 염려하는 한편 고죠는 애들은 원래 다치면서 배우는 거 아니야? 하고 연습할 때 무하한으로 넘어지려고 하면 재빨리 가서 잡아주겠지. 그 날 이후로도 고죠는 종종 아이 보러
온다. 예전보다는 조금 더 뜸해졌겠지. 이웃 정도. 그래서 불미스러운 스캔들도 같이 뜸해진다. 드림주는 고죠가 오는 걸 막지는 않았을거야. 아이가 좋아하고, 고죠도 원하면 아이를 볼 자격은 있다고 판단할 듯. 하지만 저녁 먹거나 자고 가는 일은 없어졌겠지.
밖에서 놀던 두 사람이 드림주 가게로 오면 드림주 아이 안아들고 잘 놀았어요? 하고 웃는다. 그리고 고죠한텐 보답대신 자기가 만든 과자를 선물할 듯. 아이 봐줘서 고마워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고죠 속으로만 생각한다. 제 아이기도 하니까 그런 인사는 됐다고. 절대 입 밖에는 내지 않을
말. 두 사람 서로 알면서 그에 대한 말은 한 번도 제대로 안했을거야. 그런데 한 번은 아이가 인라인 스케이트 타다 다쳐서 병원 갔으면 좋겠다. 고죠도 드림주도 없었겠지. 네 살이 보호장비도 제대로 못 끼워서 헐겁게 하고 다니다 넘어졌는데 손이랑 무릎에 찰과상 생겨서 주변 사람이 병원 데려
다줌. 연락 받은 드림주 정신없이 달려왔겠지. 고죠랑 드림주 동시에 병원문 밟으면서 그럴 타이밍 아닌데도 멈칫했으면 좋겠다. 먼저 움직인 건 드림주다. 아이가 걸터앉아있는 침대는 한눈에 알아봤다. 머리칼이 하얀 일본인이 그리 흔한 건 아니니까. 리에! 여기저기 괜찮은지 살피는데
고죠는 육안으로 알아봐서 큰 부상 없는 거 알고 드림주 일으킨다. 말해주려는데 간호사가 조금 더 빨랐지. 아, 리에양 부모님이세요? 그럼 드림주 멈칫한다. 아이도 같이. 리에 아빠는 천국 갔어. 그럼 간호사 당혹한다. 머리카락이.., 하다가 금방 미소 지으면서 죄송해요, 부모님인 줄 알았네요
제가 엄마에요. 이 사람은.. < 하는데 말 맺지 못하고 고개 젓는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리에 괜찮나요? 가벼운 찰과상이라 소독하고 밴드 붙여놨어요. 덧나면 안되니까 물 닿지 않게 조심해주세요. 뒷말은 제대로 안들렸다. 안심한 드림주가 비틀거릴 때 어깨 잡아서 바로 세운건
고죠일거야. 미안, 내가 괜히 가르쳐줘서. 그럼 드림주 한참 고죠 보다 아이 안겠지.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내가 아이를 보지 않고 있었던게 잘못이지. 드림주 아이 안고 가는데 대신 안겠다는 말은 안하는 고죠. 아마 아이 체온 느끼면서 안심하고 있는 걸 알거야.
나도 안보고 있었던 건 마찬가지야. 고죠 대답에 드림주 멈칫한다. 그런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은 말투는 묘하게 걸린다. 그래서 고죠 돌아보겠지. 아이는 하루종일 낯선 사람을 마주하다 엄마 품에 안긴게 편했는지 잠들었다.
…내가 말하지 않아서 몰랐던 것 뿐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고쳐 안아든다. 네 살배기가 이제 퍽 무겁다. 그 때… 말한다고 뭐가 달라지진 않았을거에요. 임신 한 건 프랑스에서 알았으니까. 남편은 내 고백을 받아들이고 용서했어요. …사랑없는 결혼에도 정은 생기더라구요. 그런 모습을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