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 @paramethereal

함께하는 고통마저도 당신의 편이기를

확실한 것에 기대려고 해도 영원불변한건 없다. 나를 좀 더 좁게 작게 구겨넣어 이탈을 원천차단해도 불행과 고통은 온다! 인정보다는 자기 안에서 매일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희열이 있기를. 확실한 외부의 무엇보다, 아주 미세해도 자신이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기를.

저것은 하면 안된다,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기준에 맞추느라고 선밖으로 삐져나오는 것도, 자기자신에 대한 믿음도, 다른 사정에 대한 관용도 떨어지게 된다. 왜 그렇게 공포스럽게 살아야 하나? 서로 얽어매어 가면서. 자유는 어렵지만 자유가 뭔지 생각은 해볼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감정을 배제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렇게 될수밖에 없는 원인인 과거의 상처를 돌아봐야 한다. 좋은 것, 바람직한 것을 채워도 나를 자꾸 그런식으로 몰고가게 하는 내적인 동력이 꺼지지 않는다면 반복되게 되어있으니까 youtu.be/wxvAmVTXGH4?si…

내 초점이 어디에 가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맛을 볼때도 이야기를 읽을 때도 풍경을 볼 때도 특별히 민감하게 폭넓게 캐치할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다른 사람보다 둔감한 부분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비교와 비판은 탐구가 아니다. 탐구는 전적으로 감정이 배제된 상태에서 하여야 할것이다.

양질의 컨텐츠를 탐해본 바, 컨텐츠 양호함만 믿어서는 생각이 제한되고 종속되기 쉽다. 그렇다고 견문을 넓히기 위해 반드시 여러사람을 참고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은 그 타인이 익숙하고 잘하고 탐구 가능한 것임을 염두에 두고있어야 한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따라잡지 못해서, 처참한 일들을 막지 못해서 괴로운 것도 정상적인 사람이 가질수밖에 없는 인간성이겠지만, 나쁜 것을 막고싶은 마음에는 보호하고싶은 소중한 것이 있을것이기 때문에, 떨지 말고 분노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좀 더 분명히 바라봐야 한다.

기질이나 성향에 따라 학구적 탐구적이거나 인식 자체가 세밀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먼저 불안과 두려움을 줄여야 고집도 줄일수 있을것이다. 내가 바라는 바와 정반대로 가도 세상이 망하지 않는다고. 두렵다고 뭔가를 막지 말고 자신을 갖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자.

옳은 방향이라면 분야라는 틀에 먹히지 않은채로 자신을 펼칠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가진 잠재력 그 자체를 어떤 방식으로든 펼치는 것. 그게 가능하다면 잘게 쪼개지는 인식을 바탕으로 거의 물아일체까지 갈수 있을것이다. 먹히지 않은채로. 분야란 그걸 가능케하는 도구일 뿐.

그리고 내가 받아들이기 쉬운대로, 믿고싶은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해서 내 인식을 잘게 쪼개다보면 그게 겸손이 되기도 하는것 같다. 자기를 부정하지 않고 세상을 가혹하게 여기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이 전부가 아님을 알고, 정말 궁금하니까 하는 것들.

감은 어느것이든 데이터가 수없이 쌓여서 겹쳐지고 예외도 수없이 많이 누적되어서 생기는 것이지 그냥 덩그러니 있는게 아닐 것이다. 이것과 저것의 차이점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외견상 막연히 재능처럼 보이는건 이미 분별이 드러나지 않는 습관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손으로 옮겨 실체를 만드는 것은 먼저 눈이나 감각으로 알수 있어야 한다. 면과 선이 입체에서 드러내는 속성까지 이해하고 높낮이같은 깊이를 알아야 할것이다.

상상의 한계 너머에 있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지. 내 상상의 한계를 넘어간다고 해서 없는게 아닐텐데. 무엇이든, 나를 이해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대단히 잘못되는 것도 없다.

사람 얼굴을 그리는 아티스트들을 몇 구독했다. 이 사람들 허구한 날 수없이 많은 각도로 수없이 많은 색으로 얼굴을 그린다. 그리는 것 외의 취미가 있을까 싶을만큼 바쁘게 즐겁게 그린다. 단지 분야가 같다고 해서 동류는 아니다.

사람마다 보내는 시간이 질적으로 다르다. 예상과 실제로 하는건 전혀 다른 차원에 있다. 깊게 파고드는 것과 도막내어 분해하는건 다르다. 목적과 수단도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 연연하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거라면 그걸 알고 적극적으로 감수해야 된다.

사실은 a가 아니라 a와 비슷한 속성을 가진 a'를, 또는 그로부터 파생된 b를, 전혀 다른 y를 원했던 것일수도 있고, 아직 완전히 알아내기엔 데이터가 부족할수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것에 다가가는 속도로는 충분하다

발이 따가우면 왠지 화가 나, 쌀과자를 먹으면 슬퍼, 공동체라는 개념을 생각하면 답답해, 나는 바다가 좋아, 강도 좋은걸 보니 물이 좋은가봐, 호수는 별로인걸 보면 고여있는 물은 안좋아하나봐 등등 계속해서 발견해간다. 그 누가 뭐라하면서 안된다고 해도 그건 전적으로 자유니까.

일관된, 꺾이지 않는, 자기만의 방식을 가지고 싶다. 때때로 꺾여도 좋다, 혼란 속에 있지 않기만을 바란다. 순진하기만 해서도 안되겠지만 내 어리석음에도 마음 상하지 않고. 자기를 제한하거나 지나치게 좌절하지 않기를. 슬픈 자신을 꼭 안아주기를 바란다

세상은 진실 여부를 떠나 오해로 가득하다. 내가 가진 감각과 전혀 다른 감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그렇게 개념적으로 인정은 해도 별로 와닿지는 않고 여전히 깊은 오해에 잠겨 살고있다. 그렇지만 타인의 의도가 뭐든 내가 반드시 그로부터 영향 받아야 하는건 아니다

나는 작고 영향력이 없거나 누군가의 처분에 달려있지 않은 사람이다. 방법만 안다면 나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견뎌낼수 있고 더 깊이 탐구할 수 있다. 다른건 모두 지나가고, 어떤 상황이든 내가 그 시간을 좀더 따뜻하게 즐겁게 보냈는가 아닌가만이 신경속에 남는다